신뢰감 있는 사진은 없다.
촬영 미팅을 하면
나는 늘 같은 말을 듣는다.
“신뢰감 있게 나오고 싶어요.”
열 명 중 아홉은 그렇게 말한다.
그래서 나는 다시 묻는다.
“신뢰감 있는 사진이 뭔데요?”
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.

신뢰는
정의할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다.
느낌이고, 인상이다.
그래서 나는
신뢰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.
만들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.
대신 나는
사람의 표정과 태도를 본다.
표정과 자세,
몸짓과 손짓.
그 사람의 모든 움직임은
하나의 메시지가 된다.
그래서 내가 하는 일은
사람을 그럴듯하게 꾸미는 일이 아니다.
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영역을
가장 솔직한 상태로
끄집어내는 일이다.
신뢰감 있는 사진은 없다.
신뢰감 있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.
나는 그 사람을
사진 속에 남긴다.
*Note
내가 말하는 신뢰는
설득된 느낌이 아니다.
의심하지 않게 된 상태다.
신뢰는
호감도 아니고,
도덕도 아니다.
예측 가능성이다.
그 예측 가능성은
그 사람의 태도에서 나온다.